차 색이 좀 더 짙고 깊어졌군요. 이맘 때면 빈 다통이 하나둘 늘어납니다. 담기는 차에 따라 다통에도 차별을 두게 되지만, 빈 통을 가득 채운 잔향은 다통의 호사 정도하고 꼭 비례하는 것 같지 않아요. 비싼, 우리기 까다로운 차를 우려 마실 때는 아무래도 마음이 꾀까다로워지는 것 같아요. 온 마음을 다 들여야 할 것 같거든요. 그러니 나로서는 비싼 차는 아무래도 편한 마음으로 마시게 되지 않아요.
중작이나 대작은 좀 편하게 대해도 크게 까탈을 부리지 않을 것 같고, 좀 한눈을 팔아도 두루뭉술 넘어가 줄 것 같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미덕이 있어요, 물이 조금 뜨거워도, 조금 많이 식어도, 우리는 시간이 좀 길어져도. 그러다보니 합리적이고 편안한 가격이 이런 차를 만드신 분의 마음을 더욱 간절히 느껴지게 합니다.
참 좋은 차입니다.
지금 이 계절에 맞는 따뜻하면서도 저희의 빈 곳을 가득 채워주는 소중한 후기 감사드립니다.
후기를 읽으면서 좀더 많은 분들이 편안한 가격에 좋은 차를 드실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.
저희 차에 대해 느끼시는 감정에 보답드리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차를 만들겠습니다.
한편의 시 같은 소중한 후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.
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.